[2024 JDC 대학생아카데미] 오준 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
“국가주의 탈피해야만 기후위기 등 글로벌 이슈 해결 가능”

 

러시아-우크라이나 침공,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미국-중국 대립…

혼란스러운 국제 정세 속 글로벌 거버넌스를 강화해 전 세계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 제주대학교가 공동 주관하는 ‘JDC 대학생 아카데미’ 2024학년도 1학기 세 번째 강연이 27일 오후 2시 제주대 공과대학 3호관 강당에서 진행됐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 제주대학교가 공동 주관하는 ‘JDC 대학생 아카데미’에서 오준 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이 강연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 제주대학교가 공동 주관하는 ‘JDC 대학생 아카데미’에서 오준 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이 강연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이번 아카데미에서는 오준 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이 ‘전쟁과 혼돈의 세계: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오 이사장은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국제정책학 석사를 졸업하고, 주싱가포르 대사, 주 UN(유엔) 대사를 거쳐 현재 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과 한국아동단체협의회 회장, 국제개발협력위원,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고문 등을 역임하는 대표적인 외교·인권 전문가다.

이날 오 이사장은 오늘날 주목해야 할 추세로 ▲세계 각국의 선거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 ▲기후위기 ▲경제·사회적 불평등의 증대 ▲글로벌 거버넌스, 세계주의와 국가주의 충돌 등을 꼽으며 세계 시민의식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 등 전 세계적으로 각종 전쟁과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며 “국가들의 상호의존성이 높아지고 민주국가가 늘고 있지만 인류는 계속해서 싸워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올해는 유난히 전 세계적으로 선거가 많다. 유엔 회원 193개국 중 약 70개국에서 선거를 치를 정도”라며 “선거는 민주주의의 확산뿐 아니라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을 하기도 한다. 편을 나누기 위해 극단적이거나 도덕적으로 결여된 주장을 내세우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누구나 달콤하게만 들리는 포퓰리즘이 선거에서는 통한다는 의미다. 오 이사장은 포퓰리즘은 건강한 민주주의의 위협이 되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 제주대학교가 공동 주관하는 ‘JDC 대학생 아카데미’ 2024학년도 1학기 세 번째 강연이 27일 오후 2시 제주대 공과대학 3호관 강당에서 진행됐다. ⓒ제주의소리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 제주대학교가 공동 주관하는 ‘JDC 대학생 아카데미’ 2024학년도 1학기 세 번째 강연이 27일 오후 2시 제주대 공과대학 3호관 강당에서 진행됐다. ⓒ제주의소리

더불어 심화하고 있는 경제·사회적 불평등의 증대도 짚었다.

국제구호기구 옥스팜의 조사에 따르면 세계 최상위 부자 8명이 축적한 부와 전 세계 인구 절반인 36억명이 가진 재산이 같다. 부의 불평등이 해를 거듭할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지표다.

오 이사장은 “최상위 부자 8명은 자본주의 경쟁에서 남보다 더 뛰어난 사람이다. 더 열심히 일하고 오래 일하고 혁신하는 사람이 자본주의 경쟁에서 승자일 가능성이 더 높다”면서도 “문제는 부가 소수에 집중되는 게임 룰에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덴마크, 노르웨이, 핀란드와 같은 선진국은 부자들이 내는 소득세가 50%를 넘지만, OECD 국가 중 가장 불평등 지수가 높은 나라 중 하나인 미국은 40%가 채 되지 않는다”며 “소득세가 유일한 지표는 아니지만 이는 승자가 얼만큼 부를 가져갈 것이냐를 정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덧붙였다.

마지막 키워드로는 세계주의와 국가주의의 충돌을 언급하며 글로벌 거버넌스 강화의 중요성을 주목했다.

오 이사장은 “기후변화와 같은 전 지구적 과제가 많은 만큼 국가가 힘을 합치고 협력해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국가주의가 점점 더 심화하고 있다”며 “국가주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기후위기, 경제위기와 같은 글로벌 이슈는 결코 해결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또 과거에는 영토가 분쟁의 원인이었다면, 오늘날에는 종교와 이념이 그 중심에 있다고 설명했다.

오 이사장은 “‘우리가 믿는 종교만이 옳다’며 선교를 명목으로 종교를 강요하고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전쟁에서 지면 자기 자신만 죽는 게 아니라 가족, 친척, 민족 전체가 박해받기 때문에 싸움에서 어떻게든 이겨야 한다”며 “이에 따라 무기도 점점 진화하며 핵무기까지 개발하게 됐다. 인류 전체를 멸망시킬 수 있는 강력한 무기는 악마가 부여한 게 아닌, 전쟁에서 무슨 일이 있어도 이겨야겠다는 조상들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싸워야 하는 이유를 없애야만 전쟁이 사라지고 평화를 찾을 수 있다는 결론이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 제주대학교가 공동 주관하는 ‘JDC 대학생 아카데미’ 2024학년도 1학기 세 번째 강연이 27일 오후 2시 제주대 공과대학 3호관 강당에서 진행됐다. ⓒ제주의소리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 제주대학교가 공동 주관하는 ‘JDC 대학생 아카데미’ 2024학년도 1학기 세 번째 강연이 27일 오후 2시 제주대 공과대학 3호관 강당에서 진행됐다. ⓒ제주의소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통해 얻은 교훈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은 평화 유지 체제의 주인공 중인 하나인 러시아였다”며 “어떻게 하면 새로운 평화 유지 체제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중요한 국제 평화 체제의 개혁 과제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이어 ‘세계평화 유지’를 내세운 유엔의 목표를 제시했다. 오 이사장은 “유엔 헌장은 ‘두 번이나 전쟁으로 고생하다 보니 지긋지긋해서 우리 후손이라도 좀 살리려고 이걸 만든다’고 명시한다”며 “유엔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전쟁을 예방하고 평화를 지키는 것이다. 1,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국제사회가 평화를 지키려면 먹고 살게 해주고, 인간이라는 존엄성을 갖게 해줘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이렇게 인류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필요한 것이 글로벌 거버넌스의 강화와 세계 시민의식이다. 우리의 DNA에는 독립성이 잠재돼 있어 변화하기 쉽지 않다. 때문에 우리의 의식을 변화시켜 국가주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여기에 인류의 생존이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행동하지 않으면 기후위기, 불평등과 같은 문제를 미래 세대가 떠안게 된다. 세계적인 문제를 다음 세대에 넘기지 않는 것이 우리 세대의 의무”라며 “국가주의를 탈피해 세계 속의 한국을 그려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 제주대학교가 공동 주관하는 ‘JDC 대학생 아카데미’ 2024학년도 1학기 세 번째 강연이 27일 오후 2시 제주대 공과대학 3호관 강당에서 진행됐다. ⓒ제주의소리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주최하고 제주의소리, 제주대학교가 공동 주관하는 ‘JDC 대학생 아카데미’ 2024학년도 1학기 세 번째 강연이 27일 오후 2시 제주대 공과대학 3호관 강당에서 진행됐다. ⓒ제주의소리

한편, 이날 강연에는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포럼’을 개최하고 있는 제주평화연구원이 참여했다. 제주포럼은 한반도와 동아시아, 나아가 세계 평화를 위한 비전을 공유하고 창의적인 국제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대화의 장으로, 오는 5월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간 ICC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JDC 대학생아카데미는 <제주의소리TV>를 통해 생중계되며, 강연이 끝난 후에는 VOD 서비스도 제공돼 언제 어디서나 강의를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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